출근 길 습관처럼 사던 커피를 끊고, 텀블러에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 세 달 정도 되었다.
굉장히 번거로울 것 같았지만 반복하니 아침에 세수를 하는 것처럼 루틴 중 일부가 되어서 잘 정착한 것 같다.
그러다 간헐적으로 실시됐던 재택근무가 전일 재택근무로 바뀌었는데, 이전의 루틴대로 열심히 텀블러 혹은 머그컵에 커피를 내려 마시다가 카페에서 가져 온 원두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.
요즘 카페도 코로나로 인해 임시 휴업중이라 딱히 남은 원두가 많지는 않아서 원두를 주문해야 하나 고민하다가, 싱크대 상부장에 모여있는 찻잎들이 생각났다.
냉장고 파먹기도 하는데, 찬장 파먹기도 해보자-
뜻밖의 힐링타임이 된 모닝 티타임
차를 습관처럼 마시는 타입은 아닌지라 내 돈을 주고 차를 산적은 거의 없는데, 여기저기서 선물받은 차들이 제법 되었다. 특히 남편의 절친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거래처에게 주는 선물용으로 좋은 차를 몇통이나 가져다주어서 찬장 한 칸은 찻잎으로 가득차 있다.
집콕시즌으로 집을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찬장 안의 차들을 발견하고 나서 처음에는 저녁에 몸을 데우는 용도로 차를 마셨는데, 커피가 똑 떨어지고 나니 모닝커피로 차로 대체하면 어떨까 싶었다.
여러 종류의 차들 중, 3가지 정도를 꺼내두고 그날 그날 먹고싶은 차를 우려내어 마신다. 주로 보이차나 녹차가 많지만, 오늘은 비염에 좋다는 작두콩차- 구수한게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.
커피를 마실 때에는 첫 모금이 들어갈 때 약간 위가 싸한(?) 느낌이 들면서 온몸을 깨우는 느낌이 드는데, 차를 마시면 은은하게 데워주고 릴렉스 되는 느낌이 든다.
사실 확실히 커피보다는 카페인이 덜 하거나 없다고 느껴지는게, 아침에 먹으면 잠이 확 깨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. 하지만 뭔가 커피는 '일어나!!! 늦엇어!!'라고 막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라면, 차는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깨는 느낌적인 느낌...! 조금 더디지만 기분좋게 잠이 깨긴 한다.
사실 재택근무가 끝나고 다시 회사에 가면 출근러쉬로 인해 아침 피로도가 더 높아질 꺼라 차로 온몸을 깨울 수 있을진 모르겟지만 한번 시도해보려고 한다. 뭐든 나의 몸의 속도와 다르게 억지로 깨우거나 재우거나 달리게하거나 하는 것이 결국 나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 같다. (회사 생활도 그래서 힘든게 아닐까... 내 페이스와는 관계없이 회사의 페이스에 맞추어야 하기 떄문에 ㅠㅠ)
아침에 커피대신 차를 마신지는 일주일도 안되었다. 찬장에 있는 차를 모두 소진하고 파먹으려면 6개월은 걸릴 것 같은데 ㅋㅋ 그때까지 차를 우리는 나의 모닝루틴이 잘 정착되었으면 좋겠다.
마른음식이 몰려있는 싱크대 상부장을 한번 열어보시면, 아 맞다 이거 있었지! 하는 차가 하나쯤은 있을거에요. 커피 한잔 대신 차로 대체해보시면서 상부장도 비우고 뜻밖의 힐링타임도 얻어보시길 추천드려요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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